지옥이란 달리 있는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여인에게 있어 지난 삼일간은 지옥이었다. 하루하루가 죽음만도 못한 지옥----- 바로 그것이었다. 자존심과 영명함, 의연함과 기개가 박살나고 인권이 유린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으며, 그보다도 더한 고통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니, 아니 그런 것 모두 다 참을 수는 있었다. 어쨌든 하루에 세번씩이나 갈아대는 성약의 공세에 그녀의 가장 소중한 그 부분은 이제 몸살이 날 지경이었다. 딱지가 앉고 아물기는 커녕 도리어 헐어버릴 지경이었다. 그런데..... 하늘도 무심치는 않았던가. 끈질긴 청년의 간호와 같은, 끈질긴 목숨을 건(?) 그녀의 설득이 노팔룡에게 약간의 효과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노팔룡은 약간씩 고심하는 표정이 엿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여인은 시간이 있을 때마다(물론 상처를 치료할 때 매번 까무러치기 때문에) 노팔룡에게 자신과 그의 다른 점을 설명했다. 만일, 평소 그녀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그 말을 들었다면 자신의 귀를 의심했을 것이다. 여인, 그녀의 별호가 무엇이엇던가? ----- 무정랑자 일점홍(無情浪子 一點紅)! 바로 그것의 별호였다. 별호가 그러하듯이 그녀는 평소 자신이 일개 연약한 여인임을 부정하는 희대의 신비고수인 것이다. 그녀는 한 푼의 인정을 두지 않는 차갑고 무심한 인물이었다. 일단 그녀의 손에 걸리면 어떤 자를 막론하고 살 생각을 포기 해야한다. 그렇게 해야만 그나마 천분지 일의 살 희망이라도 있는 것이다. 그녀는 검(劍)에 관한한 천하무적의 고수였다. 일점홍이란 이름은 그녀가 살검을 떨칠 적에 상대방의 몸에 다만 홍점 하나만 남기기 때문에 붙은 것이었다. 강호에서는 그녀의 별호만 들어도 상하인을 막론하고 벌벌 떨며 바지에 오줌을 쌀 지경이다. 헌데..... 그런 그녀가 지금 자신이 한낱 계집이라는 것을 열심히 노팔룡에게 인식시켜주고 있는 것이었다. 여인이기에 얕보이기 싫어 언제나 남장을 하고, 그것도 부족해서 면사를 쓰고 다니는 그녀가 말이다. 실로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녀는 신비의 검각(劍閣) 출신이다. 그리고 강호에 출도한 이래로 죽음과 공포의 대명사가 되어 있었다. 검도에 몸을 바친 이래 스스로 여자임을 부정하고 천하제일 고수가 되려고 결심한 여인이었다. 생각만 하면 분통이 터지고 미칠 노릇이었다. 그런 자신이 열심으로 여자라는 점을 애원하고 설명하고 혀가 닳도록 일러바차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이 조그만 구멍에서 사람이 생겨나고 또 오줌도 눈다 이 말이오?』 그것은 노팔룡이 여인의 그 부분을 열심히 쳐다보며 묻는 말이었다. 『그렇다니까요.』 여인은 앙칼지게 소리쳤다. 허나 노팔룡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형씨가 아무리 그래도 나는 믿지 않소. 세상에 요 조그만 구멍으로 어떻게 인간이 나온단 말이오? 벌레라면 또 몰라도.』 비부를 벌리는 그에게 여인은 악을 썼다. 『만지지 말아요.』 노팔룡은 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하긴..... 나와 좀 다르기는 한데.....?』 그 말에 여인의 얼굴에 희색이 떠올랐다. (옳지..... 이제 좀 알아 듣는구나.) 그녀는 행여 기회를 놓칠세라 급히 말한다. 『그것 봐요. 확실히 당신과 나는 틀린 점이 많..... 어! 당신 뭐하는 거예요?』 그녀의 인상이 양철처럼 우그러지고 있었다. 노팔룡은 다시 약초를 개고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치료를 계속해야 하지 않겠소?』 여인은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한계를 느꼈다. 『야이..... 자식아..... 』 그 순간이었다. 여인은 자신의내부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지나친 흥분으로 인하여 막혔던 혈맥이 뚫린 것이다. 『으윽.....!』 그녀는 시커먼 피를 한 모금 토해냈다. 그와 동시에 큰 충격에 기절하고 말았다. 『그것 보시오. 치료를 안 받으려 하니까 그 꼴이지..... 』 사시은 여인의 상세가 극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중이었다. 다만 잠기 충격으로 기절을 하였을 뿐이었다. 메이저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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