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독성 강한 '싸이표' 환각제 등장

시드니 등지서 10대 6명 마약복용후 병원행..일부 싸이표

싸이가 호주 최대 댄스음악 축제인 퓨처 뮤직 페스티벌에 참여해 대도시를 순회하고 있는 가운데 NSW주에 독성이 강한 '싸이표' 환각제(LSD)가 등장, 경찰이 경종을 울리고 나섰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9일밤 NSW주 북부 콥스하버 근처에서 열린 한 생일파티에서 다수의 10대들이 싸이가 말춤을 추는 장면이 인쇄된 종이로 싼 LSD 알약을 먹고 이중 15세 소녀 1명이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경찰은 당초 이 소녀가 위중한 상태로 생명유지장치가 부착됐다고 밝혔으나 콥스 하버 병원 대변인은 소녀가 회복되어 11일 오후 퇴원했다고 이날밤 전했다.

같은 9일밤 11시경에는 콥스 하버 근처 투어미나에서 열린 또 다른 파티에서도 15세 소년이 역시 LSD를 복용한 후 난폭한 행동을 보이면서 환각증세를 겪기 시작해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밤 9시경에는 시드니 노스쇼어 발모랄 비치에서 17세 남성 4명이 독성이 강한 LSD로 추정되는 약물을 복용하고 격렬한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후 구급차로 로열 노스쇼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LSD와 마리화나를 혼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하버사이드 경찰은 이 환각제의 출처가 어디이며 정확한 성분이 무엇인지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일련의 사건은 센트럴 코스트의 10대 닉 미첼이 LSD 과다복용으로 의심되는 사인으로 숨진 지 불과 3개월 만에 잇따라 일어난 것.

닉 빙엄 총경은 젊은이들이 '흑암사이트'(dark sites)에서 온라인으로 마약을 사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싸게는 한 알에 1불50센트로 환각제 LSD를 산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많은 경우 강력한 환각제 겸 암페타민인 25INBOME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 마약은 배달료가 더 비싸며 복용 결과가 무섭다는 것이다.

빙엄 총경은 "젊은이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마약을 입수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아이들은 그런 약물이 어디서 오고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들이 패드를 댄 우편봉투(padded envelopes)의 배달이나 자녀의 이상한 행동 등은 부모가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위험한 것은 마약의 독성이 아니라 마약의 복용 자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문제가 된 10대들은 마약에 매우 심각한 신체적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단지 환각증세만이 아니다. 그들의 몸 역시 기능이 마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콥스하버 지역경찰서 카메론 린지 경위는 지난 주말 두 10대 남녀에게 팔린 독성 강한 LSD의 일부가 아직 유포되고 있을지 모른다고 경고하면서 "이 알약들은 싸이의 말춤 추는 모습이 종이에 찍혀 있어 식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린지 경위는 "이 마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뇌손상이나 사망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지 경찰은 투어미나에 거주하는 18세 남성을 체포, 금지약물 공급 혐의로 기소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주로 나이트클럽에서 연주되는 전자 댄스뮤직인 트랜스 뮤직(trance music)으로 알려져 있다. 트랜스는 "최면.몽환"이란 뜻으로 사람의 의식을 몽롱하게 만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