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회계사 권신정 입니다. 지난 한 주도 잘 보내셨나요? 이번 주에는 제가 궁금했던 주제이기도 했던 직접세와 간접세에 대해서, 평소 제가 생각하던 바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호주 세율을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주말마다 브리스번 사무실로 가다보면, 중간에 참 도로공사를 많이 합니다. 이런 도로 공사도 저희가 낸 세금으로 하는 것 입니다. 매 3개월마다 한 번씩 제 토끼같은 두 아들놈들 유치원비로 제가 납부한 금액의 반을 돌려주는 센터링크도 분명 저희들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됩니다. 그러고보니, 참 세금으로 하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호주로 오신지 얼마 안 되는 분들의 공통점은 호주 세금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하십니다. 뭐 사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지표로 보면 높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소득세 최고 세율 (의료보험료까지 합쳐서) 47.5%, 법인세율 30% 여기까지 말씀드리면 입이 벌어지십니다. ^^

제가 보통 손님들과 상담을 하면서 쉽게 말씀드리기 위해서 한국의 예를 듭니다. 귀에 쏙 쏙 들어오신다고 합니다. 한국은 어떤지 조금 조사를 해봤습니다. 왜 한국분들은 호주에 오시면 세금이 높다고 생각하시는지, 그 이유가 거기 있지 않을까 해서 입니다.

2010년 기준으로 한국 국세청 자료에는 근로자 1517만 명 가운데 면세자는 592만 명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근로자 10명 중 4명은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렇듯 한국에서는 40%에 가까운 근로소득자들이 세금이란 것을 내 본 경험이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국가재정을 유지할까요?

해답은 바로 간접세에 있습니다. 간접세라는 것이 쉽게 말해서 내가 부담하는지도 모르고 나가는 세금입니다. 그래서 조세당국으로서는 간접세를 선호 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자건 가난한 사람이건 모두 똑같이 부담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부가가치세 (호주에서는 GST)입니다.

허나, 한국은 그 비율이 상당합니다. 2010년 총 국세에서 간접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2.1%입니다. 호주의 간접세 비율인 20% 내외에 비교하면, 정말 입이 벌어지는 이유입니다. 부자건 가난한 사람이건 모두 똑같이 저런 어마어마한 돈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금으로 납부 하십니다. 일반 한국 샐러리맨의 경우, 직접세보다 간접세를 4배를 더 낸다고 합니다. 즉, 소득세를 1 백만원 냈다고 하면 간접세로는 한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4백만원을 내십니다. 그래서, 총 5백만원이 실제로 낸 세금이 됩니다.

내야 될 게 많습니다. 술을 마시면 주세, 교육세도 내야하고, 휘발유를 넣으면 에너지세, 교육세, 지방세까지 부가가치세 말고도 골고루 냅니다. 가는 길목마다 톨게이트에서 열심히 세금 또 내야하고. 호주와는 상당히 다른 조세 제도입니다. 한국에 계신 저희 시어머님 일을 봐주시는 세무사 분과 얘기를 하다보면 저도 한국 세법에 대해서 배우는게 많습니다.

저는 부자는 세금을 많이 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부자 손님들에게는 세금 많이 내시라고 합니다. 연 소득 4만불의 가정에서는 냉정하게 말하면, 센터링크에서 내시는 세금을 다 돌려받고도 남을만한 복지혜택을 금전적으로 보상 받으십니다 (자녀가 있는 가정에 대해서). 총각 처녀 분들은 혜택이 거의 없나요? ^^ 물론, 부자들은 센터링크 혜택은 국물도 없습니다.

직업이 회계사이지만, 그냥 왜 세금을 내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조세 정의가 실현만 된다면 세금을 내는 것이 아까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정직하게 내는 세금으로 미혼모, 장애자와 사회적 약자가 그 혜택을 볼 수 있다면 세금을 많이 내는 것도 자랑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주에 브리스번 올라가면서 도로 공사 얼마나 끝났는지 또 봐야겠네요. 그럼 건강한 한 주 보내시고, 다음 주에도 유익한 내용으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Disclaimer: 상기 내용은 일반적인 세무와 회계상식 안내문이며, 이에 대한 어떠한 법률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