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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니다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는 슬며시 뒤를 돌아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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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지 작성일2019-08-06 17:01 조회1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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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점홍은 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그래. 이것이 바로 심마일지  몰라. 그렇지 않다면 내 마음이 이

    렇게 흔들릴 리가.......'

 

    일점홍은 노팔룡을 바라보았다.  평화롭게 잠든 듯한 그의 얼굴을

    바라보는 동안 이제까지 일어났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다시 뇌리를

    반복해서 스쳐가는 것이었다.

 

    지옥같은 일들이었다. 천치인간에게 당한 뼈저린 모멸과 고통, 말

    도 통하지  않는 그에게  자신이 한  어이없다 못해  비참한 애원

    들...... 결국 그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다시 여인으로서

    의 기본적인 자존심마저 짓밟힌  채 당한 고통의 기억들이 일점홍

    의 가슴을 후비고 지나갔다.

 

    그러나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더 크게 그녀의 정심(定心)을

    뒤흔들어 놓았다. 그토록  죽이고 싶도록 증오한 천치인간에 대해

    시간이 흐를수록 느껴지는 이 묘한 감정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그 감정은 무인의 길을 걷는 그녀에게 치명적이었다. 다스리지 않

    으면 안 된다. 그녀는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만 했다.

 

    '피하지 않겠어. 이 자를 죽이거나 버리고 도망쳐 버리면 그건 심

    마로부터 도피하는 것에 지나지 않아!'

 

    여기까지 생각한 일점홍은 문득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참 재수도  없지. 하필이면 저렇게  미련한 심마(心魔)를 만날게

    뭐야.'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다.

 

    창천(蒼天)으로부터 따가운 햇살이 황룡산을 비추고 있었다. 바람

    조차 없는데 어디선가 놀란 듯한 청년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러니까 나와 함께 협행에 나서겠다는 거요?"

 

    황룡산 모퉁이를 돌아나오는 두 인영의 모습이 보였다. 기묘한(?)

    인연으로 맺어지게 된  노팔룡과 흑의녀 일점홍이었던 것이다. 일

    점홍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노팔룡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마구 손을 내젓고 있었다.

 

 

 

 

    "그건 말도 되지 않는 소리요. 이유없이 구타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동행을 하자니. 난 목숨이 하나라 안 되겠소이다."

 

    그는 말을 마치고 바쁘게 걸어갔다.

 

    행여 일점홍이 따라올까  두려운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떨쳐 버리려 해도 일점홍은 그의 뒤를 똑같은 간격을 두고 그림자

    처럼 따라가고 있었다.

 

    저만치 앞서 가던 노팔룡은  여전히 뒤를 따라오고 있는 일점홍을

    보고 걸음을 바삐 움직였다.  한동안 열심히 걷던 그가 뒤를 흘낏

    돌아보았다.

 

    일점홍은 여전히 똑같은  간격을 유지하고 따라오고 있었다. 이상

    한 것은 상대쪽은  전혀 걸음을 빨리 하거나  뛰는 모습이 아니었

    다. 그럼에도 언제나 같은 간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노팔룡의 눈썹이 잔뜩 찌푸러졌다.

 

    '저런 귀신과 동행하다가는 뼈도 못 추리지.'

 

    마침내 그는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어릴적부터 산속에서 자란 데

    다 지난 육 년간은 사부와 함께 황룡산에 틀여박혀 계곡 구석구석

    을 누비지 않았던가.  최소한 달리는 데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않

    을 자신이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는 슬며시 뒤를 돌아다보았다.

 

    '억!'

 

    그는 크게 놀랐다. 일점홍은 여전히 뒤쪽 불과 일 장여 거리를 두

    고 조용히 따라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대로라면 평생을 달아나도 떼어

    버릴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는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니 도대체 왜?"

 

    문득 그는 말을 잇지 못하고 멍하니 일점홍을 바라보았다. 비로소

    처음으로 그녀를 정면에서 바라보게 된 것이었다.

 

    이제까지 일점홍은 중상을 입어 누워있거나 그를 공격하는 사나운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백주 대낮에 가까운 거리에서 새삼 발

    견되는 모습은 전혀 달리 보이는 것이었다.

 

    일점홍은 흑색 무복으로 전신을  가리고 있었으나 물찬 제비를 연

    상케 하는 늘씬한 몸매였다.  더구나 등 뒤에 멘 장검은 전체적으

    로 썩 잘 조화된  모습이었다. 그야말로 노팔룡이 꿈에 그리던 협

    객의 모습이었다.

 

    '음. 멋있는데? 기왕  이렇게 된 것, 동행도  나쁠거야 없지 않을

    까? 아니지, 저러다 또 미치면?'

 

    노팔룡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얼마전 일점홍에게 당해 죽을

 

 

 

    뻔한 기억이 떠올랐던 것이다. 그는 아무 말도 않고 다시 휙 돌아

    서 걷기 시작했다.

 

    그는 가슴을 당당하게  펴고 부지런히 걸었다. 풍진강호에 출사표

    를 던진 영웅인 양 한껏 의기양양하게 걸어갔다.

 

    뒤를 돌아다보지도 않았다.  일점홍이야 뒤를 따라오던 말던 상관

    없다는 듯 휘적휘적 앞만  보며 걸어가는 노팔룡의 모습은 어쩐지

    잔뜩 부풀어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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